식민지 조선의 학생들, 히틀러에 열광하다 ㄴWW 2

"인도학생이 히틀러의 나의투쟁에 열광하는 이유는?"
일제에 소극적 저항을 하거나 민족운동에 참여하려 했다가 검거된 청년들이 취조과정에서, 자신이 당면 전쟁정세를 인식하고 저항의식이나 민족의식을 갖게 된 계기를 언급하면서 거론된 것들 중에서 공통분모를 추출하여 정리해보면 주로 가장 많이 읽었다고 거론되는 것은 한글소설류이다...

다음으로 청년학생층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책은 일종의 전기류, 즉 위인전이었다. 당시 민족적 비밀결사에서는 아예 "세계 영웅전을 연구 토의해서 조선청년의 분기에 자료로 삼을 것"을 과제로 설정하기도 했다. 위인들의 행동을 보면서 그들은 조선이 이렇게 일본의 식민지가 되고 또 그러한 현실을 벗어나 독립국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조선에 훌륭한 영웅이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갖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당시 청년들에게 영향을 준 전기류는 비스마르크나 나폴레옹 등 세계사적 영웅도 포함되었지만, 주된 경향은 크게 두 가지로 대별된다. 첫째는 히틀러나 무솔리니 등 당면한 파시즘전쟁을 주도해가던 인물의 전기류이며, 둘째는 이러한 제국주의의 지배와 그들의 전쟁에 저항했던 간디 등 식민지의 민족지도자와 관련된 것이다.

이 중 첫번째가 더 많은 영향을 주었으며, 실제로 당시 청년층이 가장 많이 접하면서 숭배했던 위인은 바로 히틀러였다. 히틀러나 무솔리니에 관한 소식은 신문지상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었으므로 더욱 그러했다. 이들이 히틀러의 『나의 투쟁』등을 가장 많이 읽었던 것은 파시즘전쟁으로 조성된 정세 하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많은 청년들이 민족주의적 의식을 가지게 된 동기로서 히틀러에 관한 소문이나 저서를 들고 있는 것을 볼 때, 이들이 조선의 청년 학생층에 미친 영향은 상당히 컸다. 한 예로, 비밀결사 '무등회(이른바 2차 광주학생사건)의 주모자인 남정준도 『히틀러전』을 읽고 민족의식에 공감했다고 했다.

그런데 히틀러나 무솔리니가 청년학생들의 존경의 대상이 된 이유가 단지 일제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손쉽세 접할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들은 히틀러등의 파쇼적 성격에 주목했던 것이 아니라, 히틀러가 흩어져 잇던 독일과 독일국민을 통합하여 강대한 국가로 건설해 가는 과정에 주목했다. 식민지라는 조건, 전시 파시즘이라는 조건에서 청년기의 이상과 야망을 추구하던 조선인 청년에게 이러한 점은 상당히 매력적인 것으로 다가왔을 수 있다. 이는 그들의 민족주의적 의식의 형성에 '독특한'성격을 부여하여 일제의 군국주의적·파시즘적 이데올로기교육과 은연중에 교묘하게 결합될 수 있는 여지로도 작용했다.

-변은진 저, "2차대전기 조선민중의 세대별 전쟁인식 비교"중에서-

덧글

  • 놀자판대장 2012/10/03 12:03 # 답글

    그만큼 한이 컸다는 것이겠지요
  • Cicero 2012/10/03 13:47 #

    시대적 상황속에선 히틀러가 메력적으로 보였겠죠
  • 한국 짱 2012/10/03 12:05 # 답글

    히총통의 사자후라니. 뭐...시대적인 한계인 점도 있겠지요.
  • Cicero 2012/10/03 13:48 #

    전시라서 히틀러의 실체에 대한 제대로된 접근이 가능했을것 같진 않으니까요
  • 세피아 2012/10/03 12:06 # 답글

    역사적 아이러니군요. 그거 참...
  • Cicero 2012/10/03 13:49 #

    문제는 이런 아이러니가 이루에도 종종 반복됩니다
  • Ladcin 2012/10/03 12:09 # 답글

    히총통이라
  • warden 2012/10/03 12:09 # 답글

    아이러니군요. 자신들을 억압하던 사람들과 비슷한 사람을 롤모델로 삼았다니..
  • Cicero 2012/10/03 13:49 #

    힘에 대한 추구는 젊은 학생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왔을겁니다
  • 만슈타인 2012/10/03 12:18 # 답글

    저 짤방 의외로 유명했죠 (...)
  • 만슈타인 2012/10/03 12:23 #

    그리고 크고 알흠다운 것에 대한 환상이 (...)
  • Cicero 2012/10/03 13:50 #

    독일의 당시 행보를 보면 그런 환상이 생길만 합니다
  • 계원필경 2012/10/03 12:46 # 답글

    아무래도 신문 뒤에 보이지 않는 부분은 그 당시 지식인들이 알지 못했으니... 좀 아이러니 하긴 하군요
  • Cicero 2012/10/03 13:59 #

    정보의 양이제한적일수밖에 없었으니까요. 그래도 흥미로운건 이강국같이 실제 독일에서 생활했던 독립운동가들은 나치의실체를 알고 있었고, 해방이후 지나친 민족주의열이 문제가 될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 셔먼 2012/10/03 13:00 # 답글

    그래서 독립운동가들 중에서 히틀러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일부 등장했던 것일까요...
  • Cicero 2012/10/03 14:00 #

    족청계처럼 좀더 심화해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었드랬죠.
  • 零丁洋 2012/10/03 13:10 # 답글

    모든 현상이 모든 곳에서 모든 이에게 동일한 것은 아니죠. 사회주의가 서유럽에서 계급해방였다면 아시아 아프리카에서는 민족해방의 논리로 다가 온 거죠. 강국에서 민족주의가 자기 나라와 주변국에 파멸을 갖져왔지만 식민지 주민에게는 자신들을 결집시키는 계기를 만들었죠.
  • 곧은나무 2012/10/03 13:48 # 답글

    저래서 피압박민족의 민족주의가 제국주의의 민족주의를 표절하고 모방했다는 소리가 나온 걸까요?
  • Cicero 2012/10/03 14:01 #

    고난의 극복과 힘의 추구라는 면에서는 만나는 지점이 있다고 봅니다. 표절과 모방이라고 부르긴 뭣하지만요
  • DreamersFleet 2012/10/03 15:47 # 답글

    훗날의 다까끼 마사오도 히傳을 한번 쯤 열독했을 법도 한데 자기는 죽어도 나폴레옹·이순신 전기에만 감명을 받았다는군요.
  • 대공 2012/10/03 15:53 # 답글

    다들 이렇게 파시스트가 되는겁니다.
    쫓아가! 나의 투쟁을 맞았으니 얼마 가지 못할거야!
  • Cicero 2012/10/04 19:22 #

    마인 캄프 때문에 힘이 빠진다...
  • 나인테일 2012/10/03 16:13 # 답글

    요즘의 푸간지 운운도 저 연장에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 Cicero 2012/10/04 19:21 #

    동의합니다.
  • 玄武 2012/10/03 16:14 # 답글

    카다피가 죽었을때 레디앙의 어떤 댓글이 생각나는군요. 자기가 신주단지처럼 모시던 80년대에 출판된 세계의 자주적 지도자 열전을 다시 꺼내놓고 이 상황이 CIA음모라고 생각하던...
  • Cicero 2012/10/04 19:22 #

    카다피 커버 쳐줄게 어디있다고... 아 한국에 외화벌게 해준건 고맙지만여
  • 지나가던과객 2012/10/03 17:56 # 삭제 답글

    그리고 지금 인도에서는 자기 개발서로서 '나의 투쟁'이 그렇게 인기 있다면서요?
    세상이 돌고 도는건지, 아니면 인도가 특이한 건지......
  • Cicero 2012/10/04 19:22 #

    웁스.... 그게 어딜봐서 자기개발서에...
  • 존다리안 2012/10/03 18:26 # 답글

    어쩌면 그 괴악한 사건인 삼족오 소년소녀단 사건도 저런 경향과 유관한지도 모릅니다.
  • Cicero 2012/10/04 19:23 #

    나중에 소개하겠지만 그쪽은 족청계의 친나치성향과 보다 관계있지 않나 싶습니다.
  • rumic71 2012/10/03 20:24 # 답글

    30년대초까지만 해도 총통은 유럽의 아이돌이었지요.
  • Cicero 2012/10/04 19:23 #

    근데 40년대까지 아시아에서도 아이돌
  • RuBisCO 2012/10/03 21:54 # 답글

    사실 사람이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면도 있으니까요.
  • Cicero 2012/10/04 19:23 #

    그러다가 중요한 걸 놓치져
  • -_- 2012/10/04 05:37 # 삭제 답글

    히틀러를 추종하는 러시아 스킨헤드를 취재한 다큐에서 취재진이 "히틀러가 니네 조상들을 쳐죽였는데 왜 숭배함?"이라고 물었더니..."그가 우리가 나아갈 길을 보여줬거등"이라고 답하더군요..
  • Cicero 2012/10/04 19:23 #

    나아가야할길이 멸족...
  • ㅈㅈ 2012/10/04 15:41 # 삭제 답글

    역자들이 한결같이 말하길 Mein Kampf는 찌질이의 개소리다. 라고 했는데 그 당시에는 아니였나보네요.
  • Cicero 2012/10/04 19:24 #

    당시로선 일단 성공한 사람의 저서였으니까요.
  • rumic71 2012/10/04 19:51 #

    지금도 관점에 따라서는 건질 게 많습니다.
  • Cicero 2012/10/04 19:55 #

    대중정치의 부분에 있어서 참고할 부분이 없진 않지만 그 대부분이 당대의 다른 이들 책에서도 어렵지 않게, 혹은 보다 전문적으로 찾아볼수 있는 내용이라서 말이죠. Ex) 구스타프 르 봉
    그와 별개로 어쩌다가 저런 국가, 저런 통치가 가능했냐는 연구에 차원에서는 정말 건질게 많긴 합니다.
  • 광주라니 2016/06/17 05:52 # 삭제 답글

    광주가 그렇지 뭐... 나라의 존속을 위협하는 무력행위는 절대 벌이지말았어야했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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