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는 두발자유화하면 안되나요? side of history

지금이야 군대에서 두발자유화, 그것도 어깨까지 내려올만큼의 장발이 허용된다는 것은 2차원속에서나 허용될법한 망상으로 취급받습니다만, 고대 이래 풍성하게 기른 남성의 장발을 숫사자의 갈기를 연상시키는 남성미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존재 해왔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러한 경향은 근대 이래 대부분의 군대에서 규율과 복종의 그리고 위생등 여타 이유에서 단정한 단발을 규정화하면서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말았죠. 이건 오늘날까지 별 변동없이 유지되어오고 있습니다만, 어디에나 예외는 존재하기마련이죠.



현행 모든 정규군의 두발규정을 엿먹이는 이런 머리 스타일이 허용되는 군대는 그저 꿈일뿐...



1950년대부터 70년대에 이르기까지, 서방세계는 유래를 찾아볼수없는 젊은 세대들의 대규모 저항문화에 맞닥드리게 됩니다. 이 저항 문화의 세대들은 록이나 히피등과 같은 상징을 통해 기존 문화에 대한 그들의 저항성을 표출했지요. 물론 주지하다시피 장발도 그중 하나였죠.

그리고 이러한 저항문화의 경향에서 군대 역시 자유로울수는 없었습니다. 1967년 징병제 국가인 서독에서, 훗날 녹색당 정치인이 되는 알브레흐트 슈마이즈너(Albrecht Schmeissner)는 자신의 헌법적 권리와 복무규정을 근거로 이발을 거부합니다. 당시 서독 연방군내 규정에는 머리를 "단정"하게 할것을 규정하고 있지만, 그 길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않고 있었기 때문에 슈마이즈너는 장발이라도 단정하기만하면 깎을 이유가 없다는 거였죠. 

물론 그가 부대내에서 장발을 고집한 대가는 결코 가벼운게 아니었습니다. 부대내에서 그의 장발을 두고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이 안된다."며 놀림감이 되기도 했죠. 게다가 그의 부대에 있던 장교들이 그를 명령불복종 혐의로 군사법정에 기소하려하자, 슈마이즈너는 결국 45일간의 투쟁끝에 굴복해 이발하게 됩니다.

하지만 슈마이즈너의 경우에는 이후에도 이어진 연방군내 두발에 관한 수많은 사례중 하나에 불과했습니다. 독일연방군은 이후에도 수많은 두발자유화를 외치는 병사들의 처우를 두고 고민해야 됬고, 마침내 1971년 2월 8일, 독일 국방장관 헬무트 슈미트(Helmut Schmidt)는 두발논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충격적인 법령을 발표합니다.




아이고 두야... 젊은 놈들 걍 머리 기르라고해!

"독일연방군은 사회일반의 경향에 대응해야 하며, 이것을 부정해서는 안된다...장발은 장래에 허용될 것이며, 단한가지 조건을 둔다: 두발과 수염은 위생적이게 잘 정돈해야 한다. 병사들은 작업중이나 헤어 스타일로 안전에 위해가 생길수 있는 경우에는 헤어넷을 착용한다."

불과 종이 한장에 분량의 이 법령은 당연한 얘기지만 독일전체를 뒤흔들게 됩니다. 보수언론과 군 전역자, 그리고 군인가족등 수많은 사람들이 "군의 전통에 대한 말살이자, 도전"이라고 격하게 항의했죠. 일부에서는 슈미트의 정책을 비꼬기위해 독일육군을 Deutsch Heer가 아닌 Deutsch Haar(hair)라고 부르기도 했죠.





<장발의 독일군병사들>

부대내에서 일하면 민간 이발사들 역시 이 법령에 불만이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슈미트의 새 볍령으로 인해 이 이발사들은 수입이 급감했고, 일부에서는 수입감소로 인해 부대를 떠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보수적 시민들과이발사의 반발이외에도 군내부 병사들의 우려도 적지 않았습니다. 일부 병사들은 헤어넷을 착용하는게 건강을 해칠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죠. 이에 따라 슈미트장관은 의사들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통해 과연 장발과 헤어넷이 병사들의 건강에 지장을 줄수 있는지 조사하도록했습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얘기일수 있겠습니다만, 결국 특별위원회의 조사결과는 장발과 헤어넷에 대해 부정적이었죠.






<헤어넷을 착용한 연방군 병사들. 보기에도 별로 건강에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훈련과 전투중에 장발과 수염을 단정하게 유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죠. 또한 장발은 이 같은 기생충과, 목깃과 배게의 더러움을 증가시키며, 이로인해 피부트러블이나, 전염병을 유발할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더해 위원회의 보고서는 군대가 "장의 운동을 불규칙하게 만드는 환경"임을 지적하면서 그로인한 여드름의 발생이 장발의 병사일수록 더 높게 나타난다고 지적했죠.

위원회는 건강상의 이유외에도 경제적 이유에서 장발이 문제가 되는 점을 지적했는데, 장발의 병사가 많을수록 사용되는 물의 양이 많고, 더많은 하수관을 필요로 하며, 드라이기를 사용하는 전력도 더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독일 국방부는 특별위원회의 보고서를 참고하여 1972년 5월, 장발과 수염을 허용한 헤어넷 법령을 취소하고, 이후 병사들의 두발이 제복에 닿지 않고, 눈과 귀를가르지 않도록 하는 새로운 규정을 법제화하게 됩니다. 


마지막까지 장발과 수염을 유지하고 싶었던 병사들의 보고서에 대한 심정...

출처: 마틴 판 크레펠트-전쟁본능 2010



덤-이시기에 박정희대통령이 히피들 방송출현 금지시키고 장발단속시켰던것 생각하면, 나름아이러니라면 아이러니.

그러고보니 박통이 "망국적 풍조"운운하는게 이런 저항문화를 가리키며 한 얘기라고 누가 그러던데... 혹시 정확히 아시는 분?





덧글

  • 대한민국 친위대 2011/02/18 16:57 # 답글

    군대에서의 장발은 여러모로 문제가 있군요.......... 단체생활을 하는 군대에서 전염병이 생기기라도 하면 시ㅋ망ㅋ이니;;;;
  • Cicero 2011/02/19 09:50 #

    부대내에 감기환자한명만 생겨도 삽시간에 퍼지는 걸 생각하면... ㅎㄷㄷ하죠.
  • Real 2011/02/18 17:41 # 답글

    오늘날 미군을 기준으로 볼때 사병들의 두발 규제가 빡빡이라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미군의 영향을 많이 받는 한국군이 미군이 바뀌지 않는이상 바뀔가능성은 적다 봅니다. 더욱이 두발이 또 바뀌려면 방탄헬멧의 턱끈과 머리착용끈 관련해서의 변화도 요구되고 우리나라에 잘나신 외형군기에 손실이 가한다면 장교단에서부터 문제가 터져나올것이고 제대한지 얼마 안되는 국방장관이 이를 허용할리도 없지요.(개인 기본권이나 제대로 챙기지 못해서 문화 문제가 터져나오는데 그런게 신경이나 쓰겠습니까?)
  • Real 2011/02/18 17:44 #

    그리고 저런식의 수염이나 두발문제는 위장등의 문제에서도 많은 영향사항이 되기 때문에 전투효율에도 극히 도움이 안되죠.
  • Cicero 2011/02/19 09:51 #

    절대 도움안되죠. 다만 군이 사회적변화를 무시하지말고 반응해야된다는 슈미트의 자세는 본받을만 합니다.
  • 되니츠 2013/03/03 13:39 # 삭제

    미군의 두발 규정은 삭발이 아닙니다. 신분 불문하고 모자 썼을 때 보이는 부분은 다 밀어야 하고, 눈을 가리거나 하지 말아야 하죠. 따라서, 길이 규정만 준수하면 가르마 타고 올백 등을 해도 무방합니다. 요즘들어 민간에서도 삭발이 유행하는 등으로 인해 삭발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줄어들고, 관리하기 편한 것 등으로 군내에서도 알아서들 미는 것이죠. 나이를 먹은 사람들 혹은 삭발이 전반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동양계의 경우 삭발 안 하는 비중이 높긴 합니다.
  • 곰돌군 2011/02/18 18:28 # 답글

    군대에서 장발은 정말 아~~~무런 도움도 않되는 관계로..

    그 훈련과 여름 더위와 물도 제때제때 맘대로 못쓰는 그 모든 환경을

    다 거치고 나서도 장발을 유지하실 용자가 있다면.. 있어도 주위에서 냄새난다고

    싫어할테니 결국 허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 Cicero 2011/02/19 09:51 #

    냄새나는 전우라도 이해하고 포용함으로써 진정실현되는 인생종합대학으로서의 군대의 기능의 실현!(응?...)
  • 행인1 2011/02/18 19:07 # 답글

    장발 규제의 근거를 위해서인지 여드름 발생과 하수관과 전기 사용량까지 꼼꼼하게 체크하였군요....;;;
  • Cicero 2011/02/19 09:52 #

    사실 훈련이나 전투중에 지장된다 한마디면 충분할법도 한데 말이죠.
  • 아인베르츠 2011/02/18 20:41 # 답글

    사실 생각해보면 쟤네들 콕핏에 탑승할때 꼭 헬맷 착용해야할 듯 싶습니다. 머리카락이 기기의 틈 사이로 들어가버려 오작동이라도 일어나면 도저히 웃을 수 없는 해프닝이(…)
  • Cicero 2011/02/19 09:52 #

    그래서 그런지 꼬박 꼬박 헬멧쓰고 다니죠.
  • 앨런비 2011/02/18 22:05 # 답글

    군대에서 장발이 별 도움은 안되지만, 똥군기로 간부와 병사 머리길이 구분하는 것도 별 도움이 안되죠. 간부는 꼴에 사회인이라고 그나마 자연스러운 숏컷이고, 병사는 딱 티나는 빡빡이고.
  • Cicero 2011/02/19 09:53 #

    간부들에게 슈미트의 헤어넷을!
  • 셔먼 2011/02/19 00:07 # 답글

    결론적으로, 지나치게 긴 것도 좋지 않고 지나치게 짧은 것도 좋지 않습니다.
    단지 그 길고 짧은 것에 대한 기준이 좀 애매해서 문제지요.
  • Cicero 2011/02/19 09:54 #

    복무 메뉴얼에 너무나 상세하게 규정해놨죠. 근데 사병은 "걍 스포츠머리 3센치 넘지마." 이니...
  • 누군가의친구 2011/02/19 00:42 # 답글

    어찌되든 시드는 까야 제맛입니다.(...)

    PS: 고대 로마군단병들이 면도를 한 까닭은 피아 식별을 위한 거라죠...(...)
  • Cicero 2011/02/19 09:54 #

    시드는 까야 제맛입니다.(2)

    남성미넘치는 장발 수염의 켈트족 군대내 민둥이 로마군... 이 되는 군요.
  • shaind 2011/02/19 09:19 # 답글

    방독면을 쓰기 위해서라도 군대에서는 수염과 머리카락을 잘 깎아둬야죠.

    그래도 헤어넷은 제법 괜찮은 아이디어인 것 같았는데 역시 안되는군요.
  • Cicero 2011/02/19 09:55 #

    건강에 안좋다고 하는데... 시범삼아 여군내 채용을 한번 건의해볼까요?
  • .......... 2011/02/19 09:25 # 삭제 답글

    위생적인 문제가 크죠. 그런데 장교들은(응)?
  • Cicero 2011/02/19 09:55 #

    장교들에게 헤어넷을!
  • zzzz 2011/02/19 11:47 # 삭제 답글

    쟤들 어짜피 서른 넘으면 태반이 대머리 되는데 머리털 남아 있을 때 기르고 싶었겠죠.
    대머리만 군인으로 뽑으면 애초에 저런 규정도 필요 없겠군요 -_-;
  • rumic71 2011/02/19 13:27 # 답글

    저기서 말하는 망국풍조는 사치품 수입 이야기가 아닌가 싶은데요...제 기억에 근거는 없습니다만.
  • Cicero 2011/02/19 22:29 #

    흠 그렇군요.
  • 들꽃향기 2011/02/19 19:36 # 답글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ㅎㅎ 정작 장발을 허용했는데 위생문제와 돈이 문제여서 폐지되다니 안습...OYL
  • Cicero 2011/02/19 22:29 #

    역시 "사자의 갈기같은 장발"은 군대이전의 시대에나 어울릴법한 개념이군요.
  • 천재 2011/02/20 16:53 # 삭제 답글

    근데 왜 여자 군인은 머리 길러도 되는지가 궁금하네요. 위생상이니 뭐니하면서도.. 여자라고해서 머리 길러도 위생에 아무 문제가 없는것도 아니고.. 그럴꺼면 여자도 빡빡이로 밀게 규정 바꿔야 한다고 봅니다. 여자는 머리 길러도 물 덜쓰나요? 여드름이 안나나요?
  • Cicero 2011/02/20 21:34 #

    여성에 대한 인권배려차원... 인듯 하군요.
  • rumic71 2011/02/21 14:54 #

    여군도 머리규정은 있습니다. 다만 뻘밭에서 박박 구르는 업무를 안 하니까...
  • 천재 2011/03/10 04:46 # 삭제

    여성에 대한 인권배려차원이라면 남자에 대한 인권배려차원도 있어야 되지 않나요?
  • 천재 2011/03/10 04:47 # 삭제

    그리고 rumic71님 / 여군도 머리 규정 있다는건 저도 잘 압니다. 하지만 여자는 머리 길러서 묶을수 있도록 한것 아닙니까? 왜 여군이랑 남군이랑 머리 규정 자체가 엄청나게 차이나는지가 저는 진짜로 궁금하네요.
  • 좌파논객 2011/02/20 20:45 # 답글

    영화 사탄의 인형을 보면, 군인이 머리를 깎는 이유는 로마시대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적에게 머리를 잡혀 목을 따이지 않게 하기 위해
    로마 병사들은 머리를 빡빡 깎았다는군요...
  • Cicero 2011/02/20 21:34 #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발의 관행은 비교적 역사속에서 오래 지속되었죠.
  • 천재 2011/03/10 04:48 # 삭제

    그런데 왜 여자 군인들은 머리를 길러서 묶거나 망을 쓰나요?
  • 산중암자 2011/02/22 20:05 # 답글

    80년대에 네덜란드군에도 한번 도입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약간 가물가물하네요....;;)

    장발뿐 아니라 경례를 비롯한 계급간 차별, 민간회사식의 자유근무제도를 비롯해서 꽤 파격적인 복무환경 변혁을 시도해봤는데, 6개월만에 병사들부터 도저히 못견디겠다고 난리쳐서 도로 예전 방식으로 환훤된걸로 압니다. -_-;;
  • ㅁㄴㅇ 2015/04/16 22:59 # 삭제 답글

    ㅋㅋㅋ솔직히 저기서 건담시드 나오는 거 보고 덕후로서 겁나 빵 터졌습니다.
  • 녹두장군 2016/06/21 08:18 # 답글

    군대에 여군도 있을텐데 여군도 남자군인과 똑같은 두발규제 하나요?
    만약 여자군인과 남자군인간에 적용되는 두발규정이 다르면
    성차별이니 안되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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