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국가 헤센(1) side of history

얼마전 엠파이어 토탈 워가 발매되었습니다. 곧 있으면 국내정발도 예정되있는지라 여러가지 기대도 많이되는 게임인데요. -비록 현재까지 공개된 바론 기대했던 제자일과 브라운 베스의 대결은 이뤄지지 않는걸로 보여 실망스럽긴 하지만 말이죠.-현재까지 공개된 정보중에 보면 꽤 흥미있는 정보들이 많은데 그중 하나가 바로 영국측 유닛으로 헤센 라인 인펀트리가 있다는 점입니다.


국내서적에선 독일인 용병으로도 자주 표기되는 이들은 결코 빈말으로라도 좋은 이미지는 아니었죠. 자유를 위해 싸우는 이들을 억압하기위해 돈에 고용된 용병들이자,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취해 있다가 조지 워싱턴의 성공적 기습으로 트렌턴에서 패배한 폭군의 나태한 병사들이라는게 이른바 미국에서-그리고 그걸 이어 받은 한국에서- 이들 헤센병사들에 대한 인식이었는데요. 이런 이미지에 기반해서 각종 콘텐츠들에서 이들은 결코 좋은 모습으로 묘사되지 않았고요.

<헤센병사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들, 듀라한이 된 헤센병사가 나오는 슬리피 할로우,
루니툰의 Bunker Hill Bunny에서 헤센병사로 등장한 샘>

하지만 실제 역사기록은 이런 대중적 이미지와는 꽤 많이 다르죠. 이들은 개별적으로 고용된 용병이 아니었습니다. 이들은 독일 헤센의 정규군이었고, 그들 조국에 대한 지원금을 댓가로 파병된 지원군이었죠. 게다가 일설로는 헤센군이 트렌톤전투에서 흐트러져있지 않았고, 오히려 워싱턴의 공격에 대비하고 있었다는군요, 그리고 이런 영국과 헤센의 관계는  어느날 갑자기 이루어진게 아니라 이전부터 내려오던 관계였습니다.

1684년 30년전쟁이 막끝났을무렵의 일입니다. 전쟁의 결과로 독일은 수십개의 소국들로 나뉘게 되었죠. 그리고 그국가들중엔 헤센도 있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국가가 막 성립되었을 무렵, 헤센은 가난한 농업국가에 불과했고, 위치적으로도 하필이면 프러시아의 영토 사이에 끼여있는데다가 그 이외의 수많은 도시국가들로 인해 불안하기 짝이없었죠. 게다가 당연한 얘기지만 30년전쟁의 결과로 농지는 황폐화 되어있었기때문에 소득도 충분치는 않았습니다.


17세기, 헤센-카셀의 영주였던 칼1세는 주권과 소득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했습니다. 그리고 칼은 그 수단으로 용병산업을 선택합니다. 전쟁의 여파로 농업이 피폐화된 헤센-카셀에서 활용할수있는 자원은 인력뿐어었으니까요. 1677년, 칼은 3,200탈러(Thaler)지원금을 받고 자국 병력의 절반에 해당하는 10개중대의 병력을 덴마크로 파병합니다. 이어 1687년에는 오스만투르크의 침공에 맞서던 베네치아에게 한사람당 50탈러로 1000명을 파견하죠. 그리고 이 원정에서 불과 200명만이 살아돌아옵니다. 돈은 벌었다 쳐도, 꽤 심각한 인명손실이었죠. 하지만 베네치아원정은 헤센인들의 전투력을 홍보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다음해인 1688년에는 네덜란드의 오렌지 공 윌리엄은 국경수비를 위해 3,200명의 헤센군을 고용하죠.

<헤센-카셀의 영주 칼1세>


그리고 아우구스부르크종교회의와 스페인왕위계승전쟁으로 이어지는 기간동안, 헤센군은 놀라울 만큼의 용맹과 근성을 자랑하는 병사들로 주목받으면 그 가치를 올립니다. 헤센군은 덕분에 유럽군주라면 누구나 고용하고 싶은 군대로 인정받죠.

하지만 돈을 가진 모든 군주라고 헤센군을 고용할수있던것은 아니었습니다. 칼은 자신의 군대는 신교도국가에서만 고용할수있다는 나름의 원칙을 세웠죠. 덕분에 브루봉왕조는 수차례 헤센군에 대한 고용의사를 타전했지만 번번히 거절당했죠. 물론 이에 대해 예외적인 경우는 있었습니다. 위에서 밝힌바와 같이 베네치아가 헤센군을 고용했었고 이후 1706년 오스트리아의 오이겐공이 헝가리에 침입한 투르크와의 전쟁을 치룰때, 헤센군 10000명에 이탈리아로 보낼병사를 추가로 고용했는데요. 이경우에는 둘다, 이슬람교도인 투르크와의 전쟁이었죠.

<프린츠 오이겐>

헤센에게 있어서 이 지원병 외교는 단순히 재원의 충당수단만은 아니었습니다. 헤센이라는 국가자체의 생존이 달린 문제였죠. 돈도 돈이지만, 높은 전투력의 병사들을 제공할수있다는 메리트가 있다면, 헤센의 동맹국들이 결코 헤센이 적국의 손에 떨어게 방치 하지 않을것이라는게 칼의 생각이었죠. 그리고 그만큼 중요한 일인만큼, 칼은 물론 그의 네아들 모두 전장으로 나갔고, 두 아들이 교전중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1715년, 칼은 앞으로 헤센에게 있어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계약을 체결합니다. 스코틀랜드의 반란을 진압하기위해 조지1세에게 12000명의 병사들을 지원해주었는데, 이것은 훗날 헤센의 주요고용국이 되는 영국과의 첫계약이었죠. 그리고 이 첫계약은 비교적 성공적이었고, 영국은 이후에도 헤센으로부터 자주 병력을 지원받죠. 1726년영국은 오스트리아, 바바리아, 스페인등과 함께 동맹을 맺으면서 유럽지역에 영향력을 행사할 목적으로 12만 5천파운드로 헤센군을 고용하고 이어 5년뒤에도 24만 파운드로 12,000명의 헤센군을 고용합니다.

지원군사업은 헤센에게 큰 재정적 지원을 안겨주었지만, 항상 좋은 결과만 뒤따른 것은 아니었죠. 1744년, 오스트리아 왕위계승전쟁 당시, 헤센은 바바리아와 지원군을 계약한 결과, 대립하고 있던 양쪽 모두에게 지원군을 보내고 맙니다. 이념이나 다른 무엇 때문이 아닌 돈때문에 동향사람들끼리 죽이는 비극이 벌어진거죠. 헤센은 이때 바바리아와의 계약에서 생명수당에 관한 조항을 추가합니다. 말그대로 전장에서 다치거나 사망할시, 추가 비용을 지급하는 것인데, 이전까지는 없던 조항이었죠. 헤센은 이때부터 다른 국가와 계약을 맺을시 이 생명수당 관련조항을 필수적으로 포함시킵니다. 돈때문에 생긴 동족상간의 비극이 불러온 결과치고는 아이러니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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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에로거북이 2009/03/20 00:28 # 답글

    역겔에 학생님이 쓰신 역작 30년 전쟁사에 나오는 헤센 이군요.

    여백작 이자 여걸이던 아밀리에가 지배하던 작지만 깡다구 센 (..) 소국 에센..

    재미있는 글 잘 읽고 갑니다. ^^
  • Cicero 2009/03/20 07:41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계원필경&Zalmi 2009/03/20 01:41 # 답글

    헤센 같은 경우에는 여타 다른 독일의 소국과 달리 유럽 밖으로 나간 몇 안되는 사례군요...(그나저나 요즘에는 작은 베니치아(Klein Venedig)와 같이 독일의 아메리카 진출에 관심이 많아 졌습니다...)
  • Cicero 2009/03/20 07:40 #

    영국의 "국왕폐하의 독일군"에는 헤센말고도 다양한 국가가 들어가 있었는데, 그래도 주력은 헤센이었죠.

    그러고보니 최근 미 독립전쟁 당시의 헤센군에 관한 텍스트를 구했는데, 언제한번 번역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근데 그거 분량이 ㅎㄷㄷ해서 한참 걸리겠어요...^^;;;;
  • 함부르거 2009/03/20 01:43 # 답글

    사실 헤센처럼 국가차원에서 용병사업에 뛰어드는 일이 많았죠. 스위스도 각 칸톤 정부에서 나서서 용병 모집과 파견을 한 거였고, 만토바처럼 군주가 용병부대장으로 활약하던 사례도 있고... 오히려 란츠크네히트처럼 어중이떠중이 모아서 부대 만드는 일이 더 드문 일 아니었을까요.

    그건 그렇고 헤센은 저한테는 별로 이미지가 안좋습니다. 다른 나라에선 그래도 지원자를 받아서 용병으로 보냈지만 이 나라에선 애꿎은 백성들을 군주가 마구 팔아먹은 사례가 있어서...
  • Cicero 2009/03/20 07:43 #

    근데 의외로 어중이떠중이 묶어논 용병대라는 인식이 많이 퍼졌더라구요.;;;; 저도 보다가 용병국가주제에 징병제라서 놀랬습니다.
  • LVP 2009/03/20 01:48 # 답글

    현지(미국)에서 산 미국독립전쟁 고증자료집에선 헤센이 프로이센 계통의 군복을 입고 있던데, 엠파이어에선 아닌 듯??
  • Cicero 2009/03/20 07:42 #

    그냥 비슷한 수준이 아니었을까?
  • ghistory 2009/03/20 03:25 # 답글

    프러시아→프로이센.

    오렌지 공 윌리엄=오라녀 공 빌럼.

    오스만투르크→오스만.

    왕자 오이겐→오이겐 공(왕자는 아님).

    브루봉왕조→프랑스 부르봉 왕조?(에스파냐에도 부르봉 왕조가 존재함).

    바바리아→바이에른.
  • Cicero 2009/03/20 07:38 #

    매번 감사합니다. ghistory님.
  • 피셔 2009/03/20 03:27 # 삭제 답글

    근데 지도는 19세기 지도네요.
  • Cicero 2009/03/20 07:37 #

    18세기 지도는 못구해서요.
  • 迪倫 2009/03/20 12:03 # 답글

    미국 독립전쟁에 영국군 용병으로 투입되었던 헤센병들 중에 일부는 인솔 장교들이 다시 데리고 갈만한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서 (즉 다시 전쟁에 참가할 수 없게 다쳤다던지 해서) 그냥 버리고 가고, 막 독립한 미국 정부도 돌려보낼 여력도 없고 해서 그냥 주저앉아서 미국인이 된 인원이 꽤됩니다. 미국 독립전쟁 다음에는 다시 아일랜드 독립운동 진압에 투입되어서 상당히 강압적인 진압으로 이미지가 더 나빠졌다고 합니다.
    오렌지공 빌렘은 빌렘3세가 맞는 것 같습니다.
  • 迪倫 2009/03/20 12:03 #

    아 저도 좀 흥미가 있어서요. 잘 읽었습니다.
  • Cicero 2009/03/20 12:19 #

    오늘날 미국인구의 40%가량이 독일계라는걸 생각하면 재밌는 사실이죠.

    자료조사하면서 영문사이트에서

    "이거봐, 뒤져보니 우리 선조가 헤센병이야!"

    라고 놀라는 글들도 몇개 봤습니다.ㅎㅎ
  • 迪倫 2009/03/20 13:32 #

    헤센병 출신 독일계는 미국에 흔한 독일계 중에서도 레어 아이템이라서 좀 그렇지도 모르겠습니다. 미국의 독일계에 대해서 요즘 좀 찾아보고 있던 중이라서 마침 헤센병에 대해 좀 쓸까 했는데, Cicero님 얘기를 더 기다리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 나도사랑을했으면 2009/06/27 07:46 # 답글

    음...지도가 18세기 지도라구요..... 지도를 보니..헤센이란 말이 들어간 곳이 많은데..... 아..그리고 헤센의 영주등이 영국등에 군사를 지원해준것은 혹시 영국왕실이 하노버가 출신이라 혹 헤센쪽과 연관되어 그런건 아닌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재정적 목적등을 위해 군사를 보냈다는 부분에선 월남전때 우리나라가 군대를 파병한것이 연상 되네요...... 신경질환 때문에....... 병원등을 알아봐야 할것 같습니다....... 비록 인터넷이지만...... 가까이 하기가 야간 두렵습니다. 오늘 글 잘 봤습니다.
  • Cicero 2009/06/27 23:22 #

    사실상 두가문이 가까운 친척지간입니다. 게다가 같은 신교국가라는 점도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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