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군의 전차 충각돌격 ㄴWW 2

1943년 6월 6일 동부전선,  V.A.보코프스키대위의 전차중대는 70여대의 독일전차의 습격을 받았다. 붉은 군대와 독일군의 10시간에 걸친 거친전투 도중, 중대의 V.S. 샬라딘 중위는 2기의 티거전차를 포함해 몇기의 적 중(中)전차를 격파했다. 훈장 한두개정도 받기에는 충분한 전과였지만 그의 운명은 잔혹했다. 전투가 지속되던 그날 저녁, 샬라딘중위의 떼34는 티거의 포탄에 명중에 불길이 치솟았다.

티거의 공격은 치명적이었다. 장전수와 통신병은 그자리에서 사망했고, 살아남은 샬라딘 중위와 운전병 역시 치명상을 입은 상태였다.

18세의 젊은 전차장, 샬라딘 중위는 죽음이 멀지 않았음을 느끼면서 운전병에게 최후의 명령을 내렸다.

"적전차를 향해 돌진하라!"

<V.S.샬라딘 중위>

샬라딘중위의 불타는 떼34는 그대로 티거를 향해 돌진했다. 이미 격파한 줄 알았던 먹이감의 예상외의 행동에 독일 전차장은 당황했다. 그는 서둘러 전차를 뒤로 빼려했지만 샬라딘의 떼34는 그의 예상보다 빨랐다. 샬라딘의 떼34가 티거에 고속으로 돌진해 들어와 부딧치자, 티거에서도 불길이 일었다.

샬라딘 중위는 이날  3대의 티거를 격파했다. 그러나 그는 마지막 공격으로 훈장을 받지 못했다.


쿠르스크전투 도중 대규모의 전차들이 소련군의 제18기갑군단 소속의 전차대대를 덮쳤다. 대대 지휘관 P.A. 스크맆킨은 이 대규모공세에 맞서 분투했고 그 스스로도 2대의 적차량을 격파했다. 그가 세번째 전차를 격파하기위해 조준 할때, 갑작스러운 충격이 전차를 덮치며 차내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적탄에 명중한 것이었다.

P.A. 스크맆킨은 중상을 입고 그자리에서 정신을 잃었다. 운전병이 스타시냐 A. 니콜라예프와 통신병 지리아네프는 이 부상당한 대대장을 차에서 끌어냈다. 그러나 이들은 운이 좋지 못했다. 지휘관이 부상당한걸로 모자라 그들앞에 돌연히 티거가 나타난것이다.  

지리아네프는 급히 대대장을 근처 탄약고에 숨겼고, 니콜라예프와 장전수 체어노프는 다시 전차에 올라탔다. 그들은 자신들의 전차로 전력을 다해 티거를 향해 돌진했고, 티거는 이들의 마지막 일격에 파괴당했다.

이미 명중해서 불이 피어오르는 전차의 승무원들이 뛰쳐 나올 생각은 안하고 그대로 전차에 돌진해 오는 흡싸 가미가제 같은 소련전차들의 최후의 공격은 대전기간내에 독일군들을 당황시키기에 충분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볼셰비키. 전차의 돌진을 직접 보고 경험한 독일군 병사들의 감상이었다.

독일군을 더욱 당황시킨것은 이 전차충각술이 단순히 죽는판에 벌이는 무모한 돌진이 아니라, 소련군의 '일상적인' 전술이라는 점이었다. 붉은 군대의 전차들은 만약 탄약이 없거나, 어떤 이유로 주포를 사용하지 못할때, 시가지같은 곳에서 갑작스럽게 적과 조우했을때라면 여지없이 적전차를 향해 돌진해 들어갔다. 붉은 군대의 전차들은 심지어 비나 기상조건으로 시야가 제한되어 조준이 힘들때 조차 이 충각돌격을 감행했다.

얼핏보기엔 무모해 보이는 이 전술은 의외로 높은 전과를 거두었다. 독소전 초기인 1941년, 자보로프에서 8km떨어진 곳에서 벌어진 전투 에서, P. 굿츠중위가 지휘하는 KV1은 몇기의 3호전차와 하프트랙들을 말그대로 짓뭉개 버렸다.
<p.굿츠>

같은해 6월 26일엔 두브노 근교에서 야간에 연료보급을 위해 정차해 있는 3호전차들을 제 43독립정찰대대가 근거리 사격후, 충각술로 격파했으며11월엔 모스크바 방위전에서 보소프가 지휘하는 KV가 3기의 독일군전차를 격파해 소연방 영웅 훈장을 받았다.

이외에도 독소전 전기간동안 전차 충각술로 2~3기 이상의 적전차를 격파하고 훈장받은 사람들은 의외로 많다.

전차 충각술로 격파된 독일군 장비들은 전차뿐만이 아니었다. 후방까지 뚫고 들어온 소련군전차가 충각술로 야포를 격파하는 경우도 있었으며, 항공기도 충각술로 격파되기도 했다.

1942년 12월 24일, 5일 동안 240km를 달려 스탈린그라드의 포위를 뚫고 들어온 24군단의 일부전차들은 타친스카자역 근처의 공항에서 대기중인 독일군의 항공기를 발견했다. 이들은 5일동안의 강행군으로 포탄이 많이 남지 않은 상황이었고, 이후의 전투에도 대비해야했다. 그렇다고 300여기가 넘는 독일측 항공기를 그냥 방치할순 없는 일이었다.  소련 전차병들은 그냥 밀어버리기를 택했다.  결국 300여기의 독일 항공기는 소련공군이나 대공포가 아닌 전차의 몸통에 의해 파괴되고 말았다.

White_Army_Black_Baron.mp3
소련군의 전차충각술이 가능했던데에는 주력전차인 떼34와 KV의 장갑과 속력이 한몫했다. 독소전 초기에는 비교적 우월한 장갑과 속력으로 소련군 전차들이 들이 받는데 어느정도 우위를 차지할수 있었다. 그러나 1942년을 넘어가면서 독일군도 티거나 판터같은 딴딴한 차량들을 배치하기 시작하자, 이러한 우위가 사라졌고 전차 충각술의 사례는 자연스럽게 감소했다.

그러나 감소했다 뿐이지 소련군의 전차 충각술은 계속이어졌다. 본격적으로 판터와 티거가 배치된 쿠르스크전투때만해도 50차례의 사례가 기록되었고, 앞서 말했듯히 충각술의 대상이 적전차로만 한정된게 아니었으니까. 소련군은 지상에 대기중인 항공기, 야포, 경장갑차량, 바리케이트등등 전차의 장갑과 속력으로 뭉갤수 있는 모든것에 돌진해 들어갔다.


덧글

  • 천하귀남 2008/10/21 08:01 # 답글

    대전차 총검술이 생각납니다. ^^;
    뭐 그만큼 단순하게 만들었다는 이야기겠지요.
  • Cicero 2008/10/21 20:00 #

    simple & tough
    이게 예나 지금이나 러시아 병기의 기본 사상이죠.
  • 미친과학자 2008/10/21 09:39 # 답글

    수틀리면 갖다 박는것입니까 ㄷㄷㄷ
  • Cicero 2008/10/21 20:01 #

    수 안틀려도 갖다 박더군요.
  • 함부르거 2008/10/21 10:56 # 답글

    수십톤짜리 쇳덩이가 달려드는 것이니 당하는 쪽으로서는 참 당황스러우면서도 끔찍했겠군요. ^^;;
  • Cicero 2008/10/21 20:02 #

    그나마 다행인건 이쪽도 수십톤의 쇳덩이에 타고 있다는거겠죠.
  • 뽀도르 2008/10/21 11:17 # 답글

    육상의 거북선이었군요.
  • rumic71 2008/10/21 13:18 # 답글

    전차로 카미카제라...
  • LVP 2008/10/21 13:34 # 답글

    적어도 일본군의 '정신력만 있으면 대검으로도 전차 장갑판을 뚫을 수 있다'는 일왕교 황군편 3장 11절(?)만 믿고 달려들다가 셔먼에게 가쓰오부시가 된것보다, 소련군의 뺑소니부대(?)가 훨씬 실용적인 듯...
  • Cicero 2008/10/21 20:02 #

    분명 자국군장비에게 시험해보고 과신했던듯
  • 됴취네뷔 2008/10/21 14:19 # 답글

    그러고보니 이란-이라크 전쟁때는 이라크군 T55가 이란군 BMP들을 그냥 근접에서 들이받고 뒤집어버리는 일이 자주 발생했엇다고 하던데 소련애들이 가르쳐줘다거나는 아니겟죠;
  • Cicero 2008/10/21 21:59 #

    그럴 가능성이 높아요. 다른 곳에서 들은 이야기인데 한국전쟁때 북한군 떼34가 충각돌격을 감행했고, 개중에는 7발의 명중탄을 맞으면서도 미군샤먼에게 충각돌격을 감행한 경우가 있다더군요.

    아마 전차충각돌격이 쓸모있는 전술교리로 소련이 해외로 수출했을 가능성도 적진 않을 겁니다.
  • bzImage 2008/10/21 15:44 # 답글

    대전차 충각술... 인가요 -_-;;;

    확실히 유용한 전략일듯.
  • Cicero 2008/10/21 20:04 #

    속도와 장갑에 자신있다면 해볼만한 전략이죠.
  • bzImage 2008/10/21 20:37 #

    현대전에서도 어중간한 전차정도면 장갑차정도의 경 방어물이나 경시설물에 대해서는 포탄 낭비 하느니 몸으로 들이받는쪽이 더 좋을것 같기도 합니다....;
  • Cicero 2008/10/21 22:03 #

    그때와 달리 엄폐한 보병들이 운용가능한 소형의 치명적인 대전차화기가 많이 늘었다는게 좀 문제긴 하지만요. 알라의 법봉, rpg가 그 대표적인 예지요.

    그러고보니 모국은 탱크앞에 도저를 달아서 경방어물 (혹은 주거구역)에게 충각 돌격을 감행하고 있지요.
  • 윙후사르 2008/10/21 20:46 # 삭제 답글

    어째 반자이 어택이 생각나는 것 같긴 합니다만... 적어도 반자이 어택보다는 합리적인 것 같긴 하네요.
  • Cicero 2008/10/21 22:05 #

    반자이어택보다도 안전하죠.
  • 들꽃향기 2008/10/22 15:54 # 삭제 답글

    그 유명한 항공기 300대를 뭉게버렸다는 일화가 단순히 긴급상황에서만 나온 것은 아니었군요;;;

    잘 읽고 갑니다....^^
  • 우마왕 2009/02/19 00:30 # 답글

    이 전투기록(?)의 무대가 어디인지, 소스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요?
  • Cicero 2009/02/19 01:11 #

    http://www.battlefield.ru/과 http://forum.axishistory.com
    그리고 구글에서 tank ramming으로 검색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일부자료는 소련의 프로파간다일 가능성이 높지만 아니라는 기록도 없어서 그대로 작성했습니다.

    뭐 더 자세한 링크가 남아있다면 모르겠습니다만 작년에 쓴거다보니 링크정리해논건 지웠네요.
  • 우마왕 2009/02/19 14:52 # 답글

    모든 교차 검증은 교전 당사국의 양측 전투기록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교차 검증의 결과물은 말씀하신 것 처럼 아니라는 기록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양측 전투기록을 볼 때 해당 상황이 벌어졌을 개연성이 높거나, 낮거나, 심지어 그런 이야기는 불가능하다....로 나오는 게 정상입니다.

    1. V.S.샬라딘 중위의 경우
    + 1943년 6월 6일 동부전선
    + 70여대의 독일전차의 습격을 받았다.
    + 10시간에 걸친 전투,
    + 중대의 V.S. 샬라딘 중위는 티거 2, 중전차 격파
    + 하지만 티거에 전차로 돌격하여 전사.

    이상이 해당 소스가 증언하는 사실들입니다. 즉 1943년 6월 6일, 동부 전선의 장소 미정인 곳에서 티거를 포함한 독일군의 공세 혹은 반격이 있었다는 이야기죠. 다행히 티거부대(중전차대대)는 군단 직할이고 유명세와 중요도 때문에 기록이 상당 부분 남아있습니다. 1943년 6월 6일 동부 전선에서 운용가능한 티거부대는 502, 503, 505의 3개 대대와 GD의 1개 중대, 그리고 SS의 3개중대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이 부대들은 대부분 치타델레 작전을 위해 전력을 채우거나 훈련중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당시 독일군 티거부대 중 저런 전투를 벌일 수 있는 부대는 제502 중전차대대뿐이었는데 그나마 502도 전선의 소강을 틈탄 휴양중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저 이야기 자체는 말 그대로 프로파간다나 전설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무엇보다도 교전 장소 및 소속부대가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2. P.A. 스크맆킨은 대조국전쟁사가 낳은 아주 유명한 프로파간다입니다. 프로호로프카 전투 당시 불붙은 소련군 전차가 티거를 향해 달려들어간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이와 교전한 LSSAH의 전차병이 이를 보고 주포로 격파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 뿐입니다. 그 다음은 팩트들을 조합해서 쓴 소설이죠.

    3. 이건 없는 일도 만들어낸다...정도는 아닌 있던 일을 과장한다...수준인데 타친스카자가 아니라 타친스카야...죠 바다노프의 제24전차군단이 타친스카야를 습격했을 때의 일인데 실제 전과가 조금 과장된 거 같습니다.

    4. 하지만 1941년의 상황들은 앞에 나오는 것들보단 상대적으로 믿을만합니다. 단 이 역시 장소와 기타등등의 교차검증이 필요하지만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모든 충각술을 거짓으로 말할 이유는 없습니다만 충각술이 가능하려면 상대적으로 내가 탄 차가 무겁고 속도가 빨라야 가능한 일이라는 점을 고려해 볼 때 1943년 이후의 충각술엔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 Cicero 2009/02/19 15:23 #

    작년에 작성한 포스팅인데 관심가져주시니 감사할뿐입니다.

    V.S.샬란딘중위의 경우엔 다소 재밌는게 소련측에서 꾸며낸 프로파간다일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기념우표까지 만들었더군요.

    뭐 이런 종류로 일개 허위내지는 과장 프로파간다를 공식화 시키는 경우에는 다른 국가들에서도 종종있었지만 좀 재밌더군요.
  • 우마왕 2009/02/19 16:00 #

    어차피 해당 떡밥은 육탄 10용사랑 비슷한 수준입니다. 게다가 대조국전쟁사 자체가 10권짜리인데 1943년 쿠투조프 작전 이전이 3권, 이후가 7권이라는 건 제법 많은 걸 시사하지요.
  • 2345 2009/08/05 22:03 # 삭제 답글

    지금그랫다간 박살나는정도가아니고 살점이너덜너덜
    지금포탄은 그냥충격만주는거아니고 산산조각을내지요
  • 지나가던 사람 2012/05/12 22:28 # 삭제 답글

    이야 이 배경음악 타찬카인가요?
  • 만슈타인 2012/08/05 13:42 # 답글

    흠... 대전차 충각술은 게임에서만 있었던 게 아니군요 전통이 깊군요 그래서 워게이들이 충각술을 중시하게 겜을 만들었군요
  • 아는척하는 황제펭귄 2014/06/27 00:18 # 답글

    와 대담한 루스키들. 겁도 없이 티거를 들이받아버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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