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의 악몽

[선언] 저는 기호 8번 허경영 후보에게 투표합니다
어느분이 이번 대선때 일종에 현실정치에 대한 모독을 위해, 허경영후보를 지지 하겠다고 공개선언하셨다.

뭐 대한민국에 사는 누구라도, 내가 어떤 의도로 투표하든 뭐라할순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분이 예를 든 제3대 대통령선거 당시의 신익희추모표20%를 언급하시면서,
'이승만을 뽑고 싶진 않지만 뽑을 사람이 없어서 생긴 반란표다'라는 설명을 하셨는데...

이건 좀 사실과 다르다.
그 추모표들이 얼마나 추잡한 정치꾼들의 욕심에서 생겨난것이건만...

당시 대선후보 유력판도는 대략 이랬다.
자유당의 이승만, 민주당의 신익희, 그리고 진보당의 조봉암이었다.
신익희와 조봉암은 이승만정권을 끝장내야한다는 면에서 어느 정도 공감을 이루었고, 두사람의 후보단일화가 추진되었다.
그러나 신익희는 불행히도 투표 10일전, 유세연설을 하기위해 떠나는 기차안에서 급사하고 만다.

그렇다면 다음 수순은 무엇이었을까?
아마 고인의 못 다 이룬 꿈을 위해, 남은 한명의 후보를 중심으로 야권이 뭉쳤어야 했을것이다.

그게 정상이다.
그러나 세상은 의외로 비정상적이다.
당시 민주당의 2인자 조병옥(현 민주당 조순형의원의 아버지 되시는)이 가만히 있지 않은것이다.
해방직후 빨갱이 사냥으로 악명높은 그에게는, 한국의 정통좌파출신인 조봉암이 집권하는 건
이승만이 재집권하는거 못지 않게 꼴보기 싫었다.

그래서 그는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외쳤다.
"고인이 된 신익희선생님을 위한 추모표를!"
결국 개표후 대략 20%가량의 추모표가 나왔다.
이승만은 조봉암을 아주 근소한 차이-그것도 놀라울 만큼의 개표결과 조작의혹을 남긴체
(외국언론은 조봉암이 투표에선 이겼지만, 개표에선 졌다고 기록 했다.)-로 승리 할수 있었다.

결국 이 썩을대로 썩은 정권은 4년뒤, 선거혁명이 아닌 민중의 봉기로 그 구질구질한 삶을 마감할수 있었다.
그 구질구질한 삶이 연장되는 사이,
조병옥과 조봉암 모두 세상을 떠났다.-한명의 정권의 사법 살인으로, 다른 한명은 건강 문제로

난 분명, 허경영후보 지지선언에 관해서 공감한다.
정말 뽑을 놈이 없으니까.그런 돌출표라도 투표하시겠다는건 분명 훌륭한 의지다.

그러나 그분이 언급하신 덕에 떠오른 56년의 악몽이 재현될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정말로 끔찍하다.

뽑을 놈도 없다.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투표하기엔 결과가 걱정된다.
그런 결론은 하나
선거를 보이콧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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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icero | 2007/11/27 10:35 | 트랙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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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하얀까마귀의 테스트베드 at 2007/11/27 22:56

제목 : [시사] 허경영 포스팅의 답글들에 대한 답변
Q: 투표는 국가의 중대사인데 낚시나 장난이 지나치신 것 아닙니까? A: 본문에서도 밝혔지만 전 진지하게 주장하는 것이고, 정치적인 고민도 많이 하는 사람입니다. 본문을 잘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 Q: 허경영 킹왕짱 최고! 허총재님 만쉐! 허경영을 청와대로! A: 그런 의미에서 좀 진지해집시다. Q: 다 좋은데 왜 하필 허경영이냐고요, 장난이 아니면 어떻게 이런 사람을 찍는단 말입니까? A: 본문에도 설명했지만......more

Commented by LVP at 2007/11/27 23:02
현재 선거판엔 공약은 아니보이고, 찌질이 제로만 넘쳐나는 시대...
(이 비유 자체가 제로에 대한 모독인가??)

예전에 방영한 SBS의 사극인 야인시대에서는 조병옥이 '건전한 우파의 우국지사'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극우에 친일경찰(이건 들어서만 아는 사항)에 백색테러를 진두지휘한 인물..

그런걸 보면 이래저래(?) 죽산 선생이 지지표가 의외로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불리했다는 건 당수만의 판단+착각인지..

역시 예나 지금이나 극우파(양념으로 극우파화된 저항세력)이 지배하는 대~한민국!!
(쫙쫙쫙쫙~쫙 <- 각 후보 선거포스터 찢는 소리;;;)

※그런데, -가능성은 없지만 허경영 뽑히면 이양반이 잘할수 있을지가 문제...개인적으로 보면, 이양반은 사기꾼 냄새가 너무 짙어...빡통대마왕의 상징(?)인 공화당을 아이콘으로 내세운 것부터가...(설마 이름만 같고, 전혀 다른 당인가;;??)
Commented by Cicero at 2007/11/29 09:51
솔직히 그때 선거는 아시아 프린스의 공작으로 이겼어도 진게 된 상태, 그나마 남은 희망마져 짓밟은 조병옥... 아버지나 아들이나 하는 일들 보면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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